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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봄날 둥지 튼 백로들의 참사, 포항시의 잔인한 행정 편의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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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댓글 0건 조회 692회 작성일 24-05-3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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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둥지 튼 백로들의 참사, 포항시의 잔인한 행정 편의주의

 

 

포항시 남구 효자시장 끝자락에 있는 폐교한 제철서초등학교 뒤편 숲은 형산강 유강 지역 개발에 밀려 찾아온 백로와 왜가리들의 서식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일대는 상가들과 인접하여 매년 백로들로 인한 악취와 소음 등의 피해를 호소하는 민원이 계속되어 온 곳이기도 하다. 포항시는 백로들이 더 안쪽으로 또는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현실적 해결책으로 보고 그 일대를 벌목하기 시작했다. 이미 백로들이 와서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아 새끼를 기르는 계절이 되어서야 벌목을 하는 것은 이제야 예산집행을 하게 되었다는 이유다.

 

노동절인 51, 제철서초등학교 운동장에는 이미 베어낸 아름드리 나무들이 쌓여 있고 굴삭기에 장착되어 작업 중인 기계는 굉음을 내고 있었다. 높은 가지에 여러 둥지가 있고 수십 마리의 새들이 어지럽게 하늘을 날며 배회하고 있었다. 나무가 쓰러지며 내는 쿵 소리에 앉아 있던 많은 새들이 깜짝 놀라 일제히 날아오르기도 했다. 생명이 살아나는 봄의 숲에서 마주한 이 풍경은 잔인했다. 지나가는 시민들도 혀를 차며 안타까워했다.

 

포항시는 하필이면 이 시기에 벌목을 감행했다. 옛 서식지를 파괴한 것도 인간이요, 이번 일도 인간의 불편으로 기인했건만, 백로들이 오지 않는 시기조차 조율하지 못한 행정 편의주의에 의해 인간 아닌 생명들이 살 곳을 잃었다. 우리는 여름철 그 숲의 백로들로 인한 인근 주민들의 피해 상황을 알고는 서식지를 원형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은 차마 할 수 없었다. 인접한 나무들을 정리하여 백로들이 좀 더 안쪽으로 가도록 유인하는 정도의 벌목은 필요하다고 여겼다. 작업은 지난 겨울에 했어야 한다.

 

포항시는 현재 진행 중인 벌목을 즉각 중단하라. 이미 베어낸 부지로도 충분히 백로들이 밀려나게 되었으므로 벌목을 최소화하고 백로들이 살 곳을 충분히 남겨두기 바란다. 형산강에서의 먹이 활동을 위해 인근 숲에 자리 잡은 여름 철새 백로의 산란과 육추 과정이 봄부터라는 상식을 무시한 행정 편의주의에 기가 막힐 뿐이다. 백로들이 집을 잃고 배회하며 비행하는 모습을 본 시민들은 뭘 하는지, 왜 하는지 의아해한다. 포항시는 시민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 해도 방법과 시기에 더욱 신중했어야 한다. 수십 년 동안의 백로 서식지와 숲이 거의 사라지고 있다. 그 숲의 주인은 과연 누구인가? 포항시인가, 포스코인가, 시민인가, 백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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