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포항시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청하 의료폐기물 소각장이 드러낸 포항시 행정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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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청하 의료폐기물 소각장이 드러낸 포항시 행정의 민낯
포항시가 뒤늦게 공개한 청하 의료폐기물 소각장 관련 판결문과 주민수용성 검토 자료는 포항시 행정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주민의 생명과 환경을 지켜야 할 지방정부가 오히려 사업 추진 논리를 뒷받침하며 주민의 반대를 무력화해 왔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우리는 이번 정보공개 자료를 통해 드러난 문제들에 대해 지역 환경단체로서 강한 유감을 표한다.
1. 주민수용성의 본질을 왜곡한 기만적 행정
지난 2022년 11월, 청하 주민 4,160명은 반대 서명을 통해 지역사회의 압도적인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포항시는 직접 이해당사자가 아닌 포항시 의사회 등을 중심으로 취합된 4,480명의 찬성 서명을 마치 대등한 주민수용성의 근거인 양 도시계획위원회에 제출했다.
의료폐기물 소각장의 환경적 부담을 온몸으로 감당해야 할 주체는 청하 주민들이다. 남구의 대형병원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북구 청하로 가져와 처리하는 구조 속에서, 외부 직능단체의 찬성 의견을 지역 주민의 생존권과 동격으로 취급한 것은 주민수용성의 본질을 완전히 왜곡한 것이다. 진정으로 공공성을 고려했다면 특정 단체들의 서명이 아니라, 50만 포항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사회적 합의를 구했어야 마땅하다.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주민수용성 검토 자료>
2. 사업자의 방패가 되어버린 환경정책과
청하면과 포항시의회의 분명한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포항시 환경정책과는 “대구지방환경청의 통합허가와 환경법상 문제가 없다”는 원론적인 의견과 주민수용성 확보방안을 언급했다. 그러나 포항시는 단순한 행정 중계기관이 아니다. 해당 시설의 입안과 절차 전반에는 지자체의 엄중한 권한과 책임이 귀속되어 있다.
주목할 점은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위한 2022년 말 부서 업무협의에서 이미 사업추진을 기정사실화한 듯한 분위기가 드러났다는 점이다. 도시계획위원회 심의가 진행된 2023년은 사업자가 소송을 제기하기도 전이었다. 결국 포항시는 주민수용성이 가장 걸림돌이었을 뿐 통합허가와 법적 기준 충족을 근거로 사업추진 논리를 보강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
재판 과정에서 환경정책과의 의견은 사업자의 논리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활용되었고, 정작 주민들의 환경 불안과 생활권 침해에 대한 포항시의 대응은 객관적 근거 부족으로 드러났다. 환경행정의 존재 이유는 법적 절차를 추인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건강권을 위해 잠재적 위험을 끝까지 검증하고 견제하는 데 있다. 포항시 환경행정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한 이유가 바로 이런 것이다.
<환경정책과 업무협의 (2022년 11월)> <2심 판결문 결론 부분에 인용된 내용>
3. 전직 보건행정 책임자와 사업자 간의 유착 의혹
우리는 현재 피고발인 신분인 전 남구보건소장의 행적에 대해 철저한 수사와 진상 규명을 촉구한다. 남구 대형병원의 의료폐기물 처리와 관련하여 사업자와 의사회가 협약을 맺고 대규모 찬성 서명이 이어지던 시기, 보건 행정을 총괄했던 인사가 퇴직 후 해당 업체 사내이사로 등재된 것은 결코 우연으로 치부할 수 없는 사안이다. 수사기관은 보건 당국과 의사회, 그리고 사업자 사이에 어떠한 정황과 역할이 오갔는지 명명백백히 밝혀내야 한다.
4. 부실한 검증과 무너진 행정의 원칙
이번 자료를 통해 소각장 굴뚝 높이가 45미터로 계획된 사실이 확인되었으나, 이에 대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검토 근거는 전무하다. 사업자는 오염 우려가 없다고 단언하지만,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공허한 선언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과학적 검증과 투명한 설명이다.
실제로 포항시가 제출한 주민수용성 검토안은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세 차례나 부결되었다. 이는 행정 내부적으로도 사업의 타당성에 심각한 결함이 있음을 인지했다는 방증이다. 그럼에도 포항시는 도시계획위원회의 결정도, 시의회의 반대도 끝내 지켜내지 못했다.
<포항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안건>
포항시는 응답하라
청하 의료폐기물 소각장 사태는 포항시 행정의 시선이 시민이 아닌 어디를 향하고 있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주민들이 생존권을 절규할 때 포항시는 자신들이 그렇게 강조해 왔던 주민수용성이라는 원칙을 내팽개쳤고, 그 결과 행정에 대한 신뢰 역시 무너졌다.
허가 책임자였던 공무원이 사업체로 직행하고, 공사 중인 사업체가 매물로 나온 작금의 기이한 상황에서 포항시의 침묵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포항시는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장상길 부시장은 시민이 참여하는 책임 있는 공개 답변의 자리를 즉각 마련하라.
2026년 5월 14일
포항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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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14 청하 판결문과 업무협의 관련 성명서.hwp (294.0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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