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제21대 총선에서 사라진 철강도시 포항의 환경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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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제21대 총선에서 사라진 철강도시 포항의 환경정책
포항환경운동연합은 제21대 총선에 출마한 포항지역 후보들의 선거 공보물과 기후위기, 도시공원 등 주요 환경현안에 대한 공개질의 결과를 검토한 결과, 거의 모든 후보들이 개발공약만 남발하고 있을 뿐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과다배출 지역인 철강도시 포항에 걸 맞는 환경정책에 대한 공약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블루밸리 국가산단과 영일만 산단의 기업유치, 영일만대교 건설, 배터리 산업 확대 등 선거 때마다 부각되는 개발사업과 기업유치에 관한 단골공약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무분별하게 등장한다. 그러나 국내 온실가스 최다배출 기업인 포스코와 철강공단에 대해 온실가스 감축을 요구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할 입법공약을 내세운 공보물은 없었다. 최근 기후위기비상행동이 전국의 21대 총선 후보자를 대상으로 정책질의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다수인 96%가 국회 기후위기비상결의안, 기후위기대응법 제정 등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포항지역의 총선 후보자들 중 이에 답변한 후보는 북구의 정의당 박창호 후보가 유일하며 나머지 모든 후보가 무응답이었다. 철강도시 포항의 여러 후보들이 기후위기에 대해 얼마나 안일한 자세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예를 들어 남구의 허대만 후보와 김병욱 후보는 나란히 철강공단 화물운송 철도인 괴동선에 대한 공약을 내놓았다. 허대만 후보는 괴동선을 폐지하고 그린웨이로 연결한다고 하고 김병욱 후보는 지하화 하겠다고 하는데 두 후보의 괴동선에 대한 판단의 기준은 무엇인지, 철강공단에 필요한 우선 사업이 과연 괴동선에 관한 것인지 묻고 싶다. 괴동선을 왜 폐지해야하는지, 공단의 대기오염 개선없이 그린웨이로 연결하는 이유도 모호하고, 소음과 분진문제로 철도를 지하화 한다는 것은 배보다 배꼽이 큰 비현실적인 공약이다. 결국 서로 다른 방식으로 예산경쟁을 하겠다는 것일 뿐이다. 북구의 오중기 후보는 사회간접자본 10조 투자유치와 인구 80만 증대, 김정재 후보 역시 철도와 도로건설, 배터리 산업유치 등 대동소이한 경제개발정책을 남발하고 있다. 지역의 거대 양당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에 시민의 건강권과 환경권을 고민한 흔적은 찾아볼 수가 없다.
도시공원일몰제와 관련한 공개질의에 대해서는 더불어 민주당 오중기, 허대만, 미래통합당 김병욱, 정의당 박창호, 민중당 박승억 후보가 답변을 제출했다. 그 중 모든 후보는 출마한 선거구에 공원이 부족하다고 답변했으며 민간공원특례사업의 진행에 대해 김병욱 후보는 무응답, 오중기 후보는 찬성, 허대반, 박창호, 박승억 후보는 모두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반대하는 것으로 답변했다. 민간공원특례사업에 반대하는 이유로 허대만 후보는 중앙정부가 해결해야 한다고 답변했으며 박승억, 박창호 후보는 공원의 자연가치가 소중하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민간공원특례사업으로 개발계획에 있는 주요공원이 세 곳(양학, 환호, 학산 공원)이나 있는 포항에서 모든 후보의 공보물에는 올 7월부터 시행되는 도시공원일몰제에 대한 대책은커녕 그 언급조차 찾을 수가 없다.
기후위기와 도시공원일몰제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고 시민의 쾌적한 삶을 위한 전제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총선 공약에 없는 것은 각 후보들의 환경에 대한 낮은 인식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거대 양당 후보들이 기후악당의 오명을 쓴 지역의 대기업 포스코에 대해 아무도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감축을 요구하지 않는 것은 매번 실망스럽다.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은 기후정책을 공약으로 채택하지도 않았고, 민주당은 공약으로 채택했지만 그 실행이 의심스러운 이유가 해당지역 후보들의 의지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전국에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기업이 있는 포항에서 그 문제를 회피한 국회의원 후보들에게 유권자의 소중한 한 표를 주지 않아야한다. 환경정책은 뒷전에 두고 총선에 임한 후보들의 대오각성을 촉구한다.
2020년 4월 13일
포항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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