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대통령은 임도법에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라! 기후위기 시대, 숲을 파괴하는 법률에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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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성명서] 국내 최대의 탄소흡수원을 파괴하는 임도법 규탄 기자회견
대통령은 임도법에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라!
기후위기 시대, 숲을 파괴하는 법률에 반대한다
지난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임도의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안」이 국무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우리는 이 법에 분명히 반대한다. 대통령은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것을, 국회는 공청회를 열어 원점에서 재심의할 것을 요구한다.
이 법은 산불 진화와 임업의 부흥을 표방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탄소흡수원의 파괴라는 문제가 도사리고있다. 국토의 63%를 차지하는 대한민국 산림은 국가 연간 온실가스 흡수량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최대의 육상 자연 탄소 흡수원이자 저장고다. 임도 개설은 대규모 벌채를 수반하며, 기후위기 시대에 반드시 지켜져야 할 이 탄소 흡수원을 파괴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임업은 필요한 사업이며, 이를 위한 임도 역시 필요하다. 그러나 이번 임도법은 목재생산림뿐 아니라 보전과 공익적 목적을 가진 숲까지 위협하는 다수의 독소조항을 담고 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기후위기 대응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이 법을 받아들일 수 없다.
첫째, 이 법은 심사·견제·토지권리 동의를 모두 우회한다.
법안 제19조 제3항은 임도사업 시행 시 「산지관리법」 제14조(산지전용허가), 제15조(산지전용신고), 제15조의2(일시사용신고), 제25조 제1항(토석채취허가) 및 「산림자원법」 제36조 제1항·제5항(입목벌채 허가·신고)을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명시한다. 이는 단순한 절차 의제가 아니라 심사 자체의 배제다. 임도 노선이 지정되기만 하면 산지관리 행정청의 견제 없이 산림이 훼손된다.
규제 완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법안 제15조(다른 법률에 따른 인가․허가 등의 의제)를 살펴보면, 임도의 노선이 지정되면 하천법, 공유수면법, 산지관리법, 산림자원법, 산림보호법, 사방사업법, 국토계획법, 농지법 등 8개 법률의 인·허가가 모두 승인을 받거나 신고를 한 것으로 간주하며, 관계기관이 20일 이내 의견을 내지 않으면 협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간주된다. 이는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존의 법을 무력화시킨다.
제16조(토지 등의 수용ㆍ사용)는 임도 노선 구역 내 토지를 「공익사업법」에 따라 소유자의 의사에 반해 강제로 취득할 수 있도록 했다. 사유림이 전체 산림의 63%를 차지하는 구조에서, 산림사업용 도로에 공용수용권이 부여되는 것이다. 제12조(임도의 타당성평가 등)는 임도의 타당성평가를 실시하도록 하되 그 위원회 구성과 위탁기관을 전적으로 대통령령에 위임했다. 결국 임도사업 추진자가 자신의 사업을 평가할 기관을 선택하게 되어, 이해충돌을 구조적으로 방치한다.
이 네 가지 조항이 결합되면 임도 사업은 산지관리 심사도, 관계 행정청의 견제도, 토지 소유자의 동의도, 독립적 타당성 검증도 없이 추진될 수 있다. 임도사업 추진자가 원하면 막을 수 있는 법률상 장치가 거의 남지 않는다.
둘째, 이 법은 보호지역 안에까지 임도를 뚫을 수 있게 한다.
제15조 제1항 제3호는 「산림보호법」에 따른 산림보호구역에서의 행위 허가·신고까지 의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을 제외한 모든 산림보호구역에 임도 설치가 가능하다. 한국의 육상 보호지역은 국토의 약 18.4%로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KMGBF)의 2030년 30% 목표에 크게 못 미친다. 보호지역을 늘려야 할 국가가, 이미 지정된 보호지역 안으로 길을 내는 법을 만들고 있다. 일본은 산림정비사업을 인공림(40%)에만 시행하고 자연림(60%)은 환경보전림으로 관리한다. 반면 임도법은 자연림과 인공림을 구분하지 않아 무분별한 생태계 파괴가 예상된다.
셋째, 임도를 활용한 산불 대응은 한계가 있다.
법안 제1조는 ‘산불 등 산림재난 대응 역량’을 법 목적에 명시했고, 제17조는 ‘산불 등 산림재난의 예방 및 신속한 대처’를 임도 설치 근거로 제시했다. 부칙 제7조 제3항은 「산림재난방지법」을 개정해 임도의 설치를 ‘산불예방·진화시설의 설치’와 나란히 배치시켰다.
그러나 최근 10년 평균 99% 이상이 입산자 실화·소각·방화 등 인위적 원인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임도 확대는 산림 접근성을 높여 오히려 발화 기회를 증가시킬 가능성이 크다. 실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연구진이 최근 발표한 연구는 등산로 밀도가 높은 지역에서 산불 발생 확률이 약 4.3배 높아진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노령림일수록 산불에 강하다는 점도 함께 확인했다. 숲을 베어 임도를 내는 것보다, 숲을 오래 보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산불 대응이다.
또한 경북산불 피해확산 원인조사(6개 대학·연구기관 공동조사, 5,000여 시민 후원자 참여)의 분석에 따르면 간벌지의 수관화율은 비간벌지의 11배, 능선부 침엽수림에서는 15배에 달했고, 전체 산불 피해면적의 57%가 도로로부터 200m 이내에서 발생했다. 임도로 접근한 간벌이 대형 산불의 원인이 되고, 임도 자체가 산불 확산의 직접 통로가 되었다는 지적이다. 산림청은 이를 정면으로 검토하지 않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나아가 국립공원공단 분석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전국 산사태 9,600여 건 중 1,447건(15%)이 임도에서 시작됐다. 임도가 산불을 막는다는 근거는 충분하지 않으며, 산사태 위험을 키운다는 증거는 이미 누적되어 있다.
넷째, 절차적 정당성도, 근거의 신뢰성도 없다.
이 법은 공청회 없이 통과된 제정법이다. 산지관리 심사, 환경·생태 허가 의제, 토지 강제수용, 보호지역 개방까지 건드리는 법률이 국회 차원의 공청회 한 번 없이 처리됐다.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한 사안임에도 경북산불 민간 연구조사, 국립공원공단, 국립재난안전연구원 등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 의견은 단 한 번도 공식 청취되지 않았다.
근거의 신뢰성도 마찬가지다. 산림청이 이 법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반복 인용해온 "한국 임도밀도가 일본의 6분의 1 수준"이라는 비교 수치는 양국이 임도를 집계하는 기준이 다르다는 기본 전제를 가린다. 일본 통계는 임업 활동에 이용되는 공도(公道)를 포함한 수치이고, 이를 제외하면 실제 임도밀도 격차는 크게 줄어든다. 왜곡된 통계 비교를 근거로, 공청회조차 거치지 않은 제정법이 산림 전반을 규율하는 기본 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에 우리는 요구한다.
하나. 대통령은 임도법에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라.
둘. 국회는 재심의 과정에서 공청회를 열어 과학적 근거를 반영한 전면 재검토를 진행하라.
숲은 기후위기 시대의 마지막 방어선이다. 우리는 이 방어선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행동할 것이다.
2026년 4월 27일
참여 단체 (가나다 순):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녹색연합,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 대구경실련, 딱다구리보전회, 부산불교환경연대, 불교환경연대, 산과자연의친구, 생명다양성재단, 울산불교환경연대, 전북불교환경연대, 지리산사람들, 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 하동참여자치연대, 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 가평구리남양주양평환경운동연합(준), 강남서초환경운동연합, 강동송파환경운동연합, 강서양천환경운동연합, 경기중북부환경운동연합, 경기환경운동연합, 경주환경운동연합, 고양환경운동연합, 고흥보성환경운동연합, 광양환경운동연합, 광주환경운동연합, 김해환경운동연합, 당진환경운동연합, 대구환경운동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목포환경운동연합, 부산환경운동연합, 사천환경운동연합,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서울환경연합, 성남환경운동연합, 세종환경운동연합, 속초고성양양환경운동연합, 수원환경운동연합, 순천환경운동연합, 시흥환경운동연합, 안동환경운동연합, 안산환경운동연합,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 양산환경운동연합, 여수환경운동연합, 여주환경운동연합,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오산환경운동연합, 울산환경운동연합, 원주환경운동연합, 이천환경운동연합, 익산환경운동연합, 인천환경운동연합, 장흥환경운동연합, 전북환경운동연합, 제주환경운동연합, 제천환경운동연합, 진주환경운동연합, 창녕환경운동연합,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춘천환경운동연합, 충남환경운동연합,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파주환경운동연합, 포항환경운동연합, 화성환경운동연합, 횡성환경운동연합)
함께하는 국회의원 차규근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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